정선희를 향한 마녀사냥에 대한 우려
바보상자홀릭 | 2008/05/24 08:01
정선희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에서 광우병 촛불집회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연일 두들겨 맞고 있다. 남편 안재환과 정선희 본인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그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그녀의 문제가 되는 발언은 대체로 이러하다.
이나라 물건 챙겨가지고 자꾸 팔아넘기는 분들은 그거요, 우리가 아무리 광우병 뭐다 해서 애국심을 불태우면서 촛불집회를요, 이런 사소한거 환경오염시키고 맨홀 뚜껑 퍼가고 이게 사실 굉장히 큰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되는 범죄거든요. 그러니깐 큰일 있으면 흥분하고 같이 하는 분들 중에 이런 분들 없을 것이라고 누가 압니까. 하나부터 지켜나가면 그래도 조금더 단속을 더하게 되지 않을까. 작은 것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면서 큰거만 자꾸 생각하는 것도 사실 모순인것...
이 얘기는 자전거 도둑 맞은 사연에 덧붙이는 말들이었다. 밑줄 친 부분만 보면 자칫 '맨홀 도둑 = 촛불 침회 참여자'라는 뉘양스를 준다. 촛불 집회 참여자 중 자전거 도둑이나 맨홀 뚜껑 도둑이 없을란 법 없다라는 조선일보식 화법이다. 지극히 별개의 사안을 같은 범주에 넣어 "그러는 너는"이라고 되묻는 방식이다.
문제는 그녀가 그럴 의도였냐 하는 것이다. 내가 볼 때 그녀의 표현는 지극히 "멍청함"에서 나온 잘못된 비유의 방법이다. 그녀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광우병과 같은 큰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도 좋지만, 사소한 것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녀는 잘못했다. 분명한 실수이다. 하지만 그녀를 향한 일부 네티즌들의 광기는 가히 폭력에 가깝다. 대체 왜 그녀가 순식간에 매국노로 치부되며, 욕이란 욕은 싸잡아 먹으며, 마녀사냥을 당해야 하는지 모를 일이다. 심지어 남편의 미니홈피를 테러하면서 까지 말이다. 직접적으로 춧불집회를 비난한 것도 아님에도 말이다.
(방송에선 안되지만) 설사 촛불집회를 비난했다 해도 그녀를 향한 욕설과 언어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 다수의 힘을 빌어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는 일은 황빠나 디빠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일전에 진중권 교수가 우려했던 바가 이런 것이다. 방향성을 잃은 광기의 표출이다. 정부를 향해야 할 분노가 애꿎은 일개 연예인에게 향하고 있다.
이러한 정선희를 향한 마녀사냥은 정작 싸워야 할 정부와 한나라당, 조중동에게 역공의 기회를 주게 될까 우려스럽다. 촛불칩회 참여자들을 황빠나 디빠와 같은 우매하고 광기어린 대중의 폭력 정도로 치부되어 도매급으로 비판받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상대가 누구인지 명확히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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