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T1이 몇 시즌을 하위권에서 맴돌더니, 드디어 오늘 한빛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르까프를 따돌리고 1위에 등극했다. 시즌 초반 연패를 하면서 지난 시즌과 같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순식간에 연승을 하면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랐다.

지난 시즌 이후 감독과 코치진 전원 경질이라는 초강수를 둔 SKT 구단주로써는 그저 덩실덩실 할 일이다. 엠겜히어로에서 데려온 김택용이 크게 활약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SKT T1의 1위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그렇다고 단순히 박용운 감독대행의 덕으로 돌리기엔 주훈감독이 너무 악울한 상황이다.

사실 T1 내에서 크게 달리진 것은 없다. 오히려 최연성과 박용욱은 은퇴 후 코치로 전향했고, 박성준은 STX로 이적했다. 그럼에도 현재 SKT T1의 기세는 트리블 크라운 당시의 기세 그것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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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상욱 ⓒ 포모스


먼저 전상욱의 부활이다. 프로리그에서는 염보성만큼의 승리공식이었던 전상욱은 지난 시즌 고전을 겪었다. 부친상이라는 개인적 상황도 있었고, 프로토스의 패러다임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으며, 저그의 트랜드인 뮤짤과 디파일러 활용을 적절히 막아내지 못했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이영호나 박성균, 이성은의 스타일리쉬한 면을 흡수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전상욱은 달라졌다.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트랜드에 맞춰가기 보단 자신만의 스타일을 더욱 견고히 해서 나온 것이다. 즉, 알면서도 막는 전상욱으로 변신하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더블만 하는 것도 아니라 적절한 심리전과 빌드로 전략도 구사하는 전상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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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재욱 ⓒ 포모스


전상욱과 더불어 T1의 쌍두마차는 도재욱이다. 정말 특이한 프로토스이다. 초기에 단순히 물량만 많던 모습에서 김택용의 전략마저 흡수했다. 과거 박지호와 오영종이 물량에서 시작해 전략과 운영으로 변화하면서 물량의 공백을 가져왔다. 하지만 도재욱은 물량을 유지하면서 전략과 운영을 접목시켰다. 최약이었던 저그전마저 최근엔 꽤나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커세어와 리버로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게이트 운영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흡사 김택용의 전성기 저그전을 연상시킨다. 이제 T1의 원투펀치의 하나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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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혁과 윤종민 ⓒ 포모스


전상욱과 도재욱을 받치고 있는 것은 바로 팀플이다. 지난 몇 시즌에서 큰 재미를 못 봤던 팀플이 어느정도 안정되어 가고 있다. 윤종민이 다시 팀플 멤버로 자리 잡으면서 균형 추가 되어주고 있다. 예전 여러 선수를 시험해보던 시기를 지나 현재는 팀플 맵에서 고정멤버를 확보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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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혁 ⓒ 포모스


다소 취약한 저그 라인도 박재혁의 등장에 한숨 돌린 상황이다. 박태민의 공백이 아쉽기는 하지만, 박성준과의 퓨전에 실패한 것을 보면 그의 스타일이 변화되기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 라인에서 고인규와 오충훈이 돌아오고, 김택용이 개인리그에서의 활약만큼만 제몫을 해준다면 막강한 테프라인을 갖추게 된다.

어찌보면 주훈 감독이 실패했던 세대교체를 SKT T1 단장이 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동안 육성시켰던 선수들이 이제서야 서서히 무대에 적응해 가고 있다. 과거 선수 육성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주훈 감독은 성적 하락의 부담감때문에 쉽사리 신인들을 기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과거 명성으로 먹고 사는 선수들이 줄줄이 패배하면서 결국 두 마리 토끼 모두를 놓치는 꼴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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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설로 변한 주훈 ⓒ 포모스


그리고 코치진 정원 경질은 선수단에 위기 의식을 가져왔다. 과거의 영광에 빠져있던 선수들에게 동거동락 했던 감독과 코치들 전체가 경질되는 모습은 타 팀에선 볼 수 없었던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비록 3시즌이 부진했어도 트리플 크라운의 영광을 함께 했었던 그들이었기에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변화들이었다. 저들의 경질이 자신의 경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절박함이 느껴진 것이다. 그러면서 프로는 실력으로 말해야 하고, 동시에 실력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언제든 팀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어쩌면 프로란 감투를 쓰고 있지만 다분히 아마추어적이었던 프로 게임계가 진정한 프로팀과 프로선수로 변모해 가는 과정에 T1이 있다고 볼 수 있다.

  1. jyudo123 2008/05/22 00:00 답글수정삭제

    도재욱.김택용에.. 전상욱의 부활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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