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초기에 빵빵한 멤버들에 비해 구성이 급조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프로그램의 기획 또한 체계화되지 못한 채 매회를 어떻게 꾸려나갈지를 고민해야 했다. sbs 모든 예능 프로가 그렇듯이 일단 잘 나가는 멤버들만 모아는 느낌이었다. 오죽하면 코미디갤러리에 <라인업> pd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올려 달라고 했겠는가. 아무튼 이런 아슬아슬한 맛에 막장 냄새가 솔솔 풍겨났고, 특유의 마이너틱한 재미가 흥미로웠다.
그런데 이번 태안기름유출사건을 계기가 <라인업>에 변화가 생겼다. 쇼프로가 웃음을 포기하고, 특집으로 1시간이 넘는 시간을 태안기름유출사건에 할애했다. 그리고 <라인업> 멤버들의 봉사 활동 모습을 카메라로 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꿈쩍도 하지 않던 시청률이 무려 10%까지 뛰어 올랐고, 막말 방송으로 비난받던 프로그램이 칭찬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태안기름유출사건에 대한 방송은 한주가 더 이어졌고, 그 결과도 바로 시청률로 반영되어 나타났다.

그래서인가. 시청률의 맛을 알아버린 <라인업>이 기존에 취했던 방향과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초기에 한명씩 탈락시킨다는 컨셉은 없어지고, 그 많던 멤버들도 소리 소문없이 8명만 남긴 채 모두 정리해 버렸다. 그리고 규라인과 용라인도 무늬만 존재할 뿐 탈락을 위한 대결은 없었다. 고작해야 고민을 들어주고, 누구의 답변이 더 좋은가를 봅는 그런 유치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라인업> pd도 앞으로 휴먼감동 버라이어티로 나아갈 것이라 얘기를 했다.
박 PD는 '라인업'의 향후 방향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박 PD는 "그동안 '라인업'이 생계 버라이어티 콘셉트였다면 앞으로는 휴먼감동 버라이어티로 가는 쪽이 될 것이다"며 "당장에는 대박이 안날지라도 시청자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전하는 예능프로그램이 되고자 한다. 의미있는 방송을 만들 것이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기사원문]
어찌보면 요즘같이 리얼만을 강조하며 방송의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억지 설정으로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것보다 공익성을 갖춘 감동이 있는 프로그램이 나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라인업>의 변화의 중심에 시청률이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더 아쉽다. 진작에 프로그램 컨셉을 그렇게 잡았다면 몰라도 이제와서 시청률이 꿈툴하니 급하게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너무나 계산적인 <라인업>의 변화가 그래서인지 달갑지만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