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메리대구 공방전>을 봤을 땐, 과장된 몸짓과 말투로 전혀 정극같지 않은 대사들이 거북하고 거슬렸는데, 그게 바로 이 드라마의 매력이었다. 시스콤스러운 현실을 툭툭 던지는 대사들과 티격태격하는 상황 속에 잘 녹아들게 만들었다. 덕분에 모든 인물들이 다 사랑스러웠다.
말끔하기만 했던 지현우가 맞나 싶을 정도로 괴짜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만화 캐릭터 같은 대구, 이런 사랑스러운 말괄량이 아가씨가 또 어디에 있을까 싶은 메리, 불쌍하고 귀여운 철부지 부잣집 딸 이소란, 범상치 않은 모범생 성도진, 나머지 인물들도 정상은 없다. 다들 웃기기로 작정하고 나온 인물들이다. 그런데, 14회로 이런 매력이 끝나고 말았다.




요즘 <쩐의전쟁>이 워낙 잘나가서 시청률에선 고전하고 있지만, 굉장히 매력있는 드라마라 여겼는데, 기어코 저지르고 말았다. 부잡집 딸이지만, 너무 착한 나머지 맹순이 같던 이소란이 대구에게 3개월간 자기 애인 행세를 하지 않으면 메리가 오디션에 합격한 것이 다 자기 덕분이란 것을 밝히겠단 협박 아닌 협박을 한 것이다. 이는 이전까지 이소란에게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의 반전이다.
사랑에 미치면 그럴수도 있다고 넘어가겠지만, 방법 자체가 이미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써먹고 써먹어 이젠 부패되서 재활용조차 할 수 없는 레파토리를 토해 내고 말았다. 여태껏 간직했던 <메리대구 공방전>만의 신선함을 2회를 남겨두고 날려 버린 작가의 의도가 궁금할 정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