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터미네이터 3>에서 시리즈의 절단을 경험했던 바,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이 가져온 시리즈의 함몰은 더이상 놀랍거나 새로운 경험은 아니었다. 단지 캐릭터 고유 영역을 침범하면서까지 이래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의 정도였다. 그런 점에서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은 <Terminator Salvation>이라는 원제답게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구제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정도의 의의에 그친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은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이어왔던 기본 골격만 유사할 뿐, 그 내용물은 할리우드에서 많이 그려냈던 미래 전쟁의 잔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인간과 기계의 대결은 이미 익숙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고루한 짜집기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리즈가 1대1의 추격과 대결구조 속에서 진행됐다면,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은 집단과 집단간의 전쟁으로 그 무대를 옮겨, '헌터컬러', '모터 터미네이터', '하이드로봇'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로봇을 대거 등장시켜, 확장된 스케일의 걸맞는 액션을 연출해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시킨 점은 칭찬할 만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은 오락 영화로썬 탁월한 셈이다. 그다지 어긋남 없이 고착화된 공식을 착실히 따르고 있으며, 인간과 기계간의 대결 속에 마커스 라이트라는 새로운 형태의 터미네이터를 등장시켜 어설픈 철학적 고뇌의 흔적도 흉내내고 있다. 그러면서 마지막엔 다음 시리즈가 나올 수 있을 만한 장치들을 충분히 인지시켜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가 기존 터미네이터 매니아들로 부터 좋지 못한 평을 받는다면 역시 기존에 이어왔던 터미네이터가 주는 향수에 대한 반감적 요소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의 인물이 가져왔던 캐릭터의 승계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도 그렇지만, 이해되지 않을 논리적 오류을 해결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스토리텔링을 이끌어 간 것 또한 무시 못한다.


일단 기대했던, 그리고 앞선에서 예측 가능한 범위의 미래의 저항군과 달리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에서 그려진 저항군은 너무나 막강하고, 너무나 첨단을 달리고 있었다. 스카이넷과 맞먹을 정도로 말이다. 앞선 시리즈의 연장선에서 본다면 저항군은 스카이넷을 피해 지항 벙커에 숨어 지내야 하고, 열세 속에 처절한 싸움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 맞겠는데,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에서 그려진 저항군의 모습은 잘 짜여지고, 상하관계가 분명한 기존 군대 시스템을 그대로 계승한 형태에 최첨단 기기까지 겸비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존 커너의 모습 또한 이전까지 그려졌던 이미지완 달리 너무나 마초적인 모습의 형태를 띄고 있으며, 크리스찬 베일이 분전했음에도, 카리스마적 측면에서나 영화적 영향력에 있어서도 마커스 라이트에 너무 후달리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캐릭터적 비중은 마커스 라이트에 집중했으면서도 스토리상 마스터 라이트는 그다지 비중있는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 물론 뻔한 반전적 요소로 존 커너를 유인해냈다고 하지만, 사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마커스 라이트는 큰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어차피 저항군은 스카이넷을 공격할 상황이었으며, 단지 문제는 포로들의 생사여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카일 리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명제가 뚜렷했음에도, 충분히 기회적으로 그러한 찬스가 왔음에도 그저 지나쳤으며, 포로들을 잡아간 이유나 용도 처리에 대한 설정도 불분명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자신들조차 제어하지 못할 마커스 라이트를 존 커너를 유인할 요량으로 썼다는 것 자체가 스카이넷의 '병신 인증'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 만들었다. 즉, 세세하게 이해시켜야 할 상황들이 너무 날림으로 처리됐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은 단순히 미래의 시대의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란 대명제 속에 치뤄진 블록버스터로썬 손색이 없겠지만,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연장선 속에서 봤을 땐, 기존에 지켜왔던 고유의 영역과 가치적 측면에서 기존 시리즈를 함몰시키기 충분했다. 즉,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은 기존의 시리즈를 탈피해 새로운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인 셈이다. 어쨌든 극장 좌석을 움찔하게 할 정도의 압도하는 굉음 속 액션은 압권이었다.

7.5점
  1. ‘터미네이터4’,본격적인 존 코너 시대가 열리다!

    Tracked from 영화리뷰전문 무비조이 2009/06/13 15:33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명감독 제임스 카메론에 의해 창조되었다. 1편이 1984년, 2편이 1991년에 나온 것을 감안하면 속편이 나오는데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렸다. 이렇게 긴 시간적 공백이 발생하게 된 계기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 스스로 완벽한 특수효과가 들어간 <터미네이터>를 만들길 희망했기 때문이다. 무려 7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2편 <터미네이터 2

  2. dfsd 2009/06/13 16:30 답글수정삭제

    잘보고가요 재카페도한번놀러오세여
    볼거많아영!>.<
    http://vjtvoo.co8.kr

  3. 터미네이터4, 전설이 영화가 되다.

    Tracked from pa.ra.ma 2009/06/13 16:38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을 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좋다', '나쁘다'라는 평이 많이 섞여 있는 상황이라 더 기대가 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 영화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습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차이는 다 다를 것이지만, 저에게는 전작의 명성에 못 미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떻게 보면 하나의 영화로 보아야 할텐데, 그것을 다른 시리즈와 연결해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일 수 있습니다만, 어짜피 시리..

  4.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Terminator Salvation)

    Tracked from thoughts.mooo 2009/06/13 20:22

    어제 한밤중에 갑자기 가서 보게 된 영화.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요즘 영화들은 실사와 CG를 구별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만큼 기술이 발전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 이전 터미네이터에서는 툭툭 끊어지는 그리고 눈에 거슬리는 CG가 가끔씩 영화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곤 했는데, 이번 편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부분 없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줬다. 영화비는 7,000원. 보고 나서 느낀 건 이 돈이 그다지 아..

  5. Blueshine 2009/06/14 00:16 답글수정삭제

    이런 영화 좋아하는데 아직 못봤네요.

    보신 분 말론 인물관계가 개판이 되었단 이야긴 들었어요.ㅠ

    터미네이터는 역시 2가 좋았던것 같아요.

  6. 짠이아빠 2009/06/15 08:47 답글수정삭제

    ^^ 전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트랙백 감사하고 저도 하나 보내드립니다.. &^^

  7. 터미네이터 4 _ 난 과연 사람인가? 기계인가?

    Tracked from Zoominsky S2 2009/06/15 08:47

    토요일 늦은 밤 드디어 기다리던 터미네이터4 : 미래전쟁의 시작을 봤다. 흔히 시리즈는 영화 하는 사람 처지에서는 참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작업. 전작의 성공 그리고 실패 다양한 구설수 때문이다. 더구나 일정한 아이덴티티에 고정되어 버린 관객에게 무엇을 보여줄지 고민하는 감독으로서는 더욱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았을까 싶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터미네이터 4, 정말 재미있게 잘 봤다. 1, 2, 3편의 신화인 아놀드 형님이 직접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

  8. 시네마천국 2009/06/16 11:14 답글수정삭제

    그래서 원래 유출되었던 그 스포가 더 뇌리에 계속해서 남지요~~조금 아쉬운....하지만, 다음편을 기대해봅니다~

    • w0rm9 2009/06/16 17:44 수정삭제

      유출됐던 결말이 아무래도 임팩트가 더 있었죠. 그래도 뭐, 액션만 즐기기엔 이만한 영화도 드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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