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와 예고를 통해 그토록 궁금하게 만들었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이글 아이>는 장르를 탈바꿈하고, 동시에 영화 자체적인 매력도 잃고 만다. 그 실체가 놀랍도록 정교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거나, 예측 불변의 것이었다면 모를까. 다소, 맥빠지는 수준에 머무르기에 더욱 그렇다. 다들 어디선가 한번쯤은 접해봤을 법한, 시시함에 이후 영화를 이끌어갈 원동력마저 잃게 된다. 물론, 눈치가 빠른 관객이라면, 보다 일찍 감을 잡았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영화는 그게 끝인거다. 스릴러의 덕목을 판타지로 내팽겨 댓가를 톡톡히 치뤄야지 않겠는가.

물론,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예측 가능 범위 내에서의 현실성을 보장하고 있지만, 영화의 러닝타임 절반 이상을 그토록 꽁꽁 숨겨놨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의 정체가 진부하기 짝이 없다. 그리고,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던 것은 억지스레 첨부해논 미국적 가족주의이다. 부모, 형제가 얽혀 있는 상황 속에 모두가 행복한 자리를 찾았을 때, 비로소 미국의 평화가 찾아오는 것냥 아양을 떠는 모습이 다른 할리우드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쉴새없이 달리는 액션의 미좁은 틈바구니에 끼어든 모양새가 그리 정교하지 못해, 캐릭터의 손실마저 가져온다.


그렇다면, 117분의 시간동안 줄기차게 보여지는 액션은 어떤가. CG를 최대한 자제한 채, 실제 액션으로 대체했다곤 하지만, 그 역시 매번 봐왔던 새로운 것 없은 장면의 연속에 불과하다. 핸드폰, CCTV, 네비게이션, 전자광고판까지 모든 전자 시스템을 통제하는 시퀀스도 이제는 익숙함마저 든다. 과연, 후반부의 조잡한 논리로 들이대는 그 정체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 이렇게 열심히 실제로 몸뚱아리 굴렸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인지 갈피를 잡기 힘든 수준이다.

즉, 처음의 시작은 그럴 듯하게 했으나, 큰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여태껏 많은 영화에서 보여줬던 장면들을 짜집기한 수준에 머무르고 만다. 동기도, 실체도, 결말도. 모두가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기에,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액션물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성에 갇혀있다. 그저, 킬링타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영화다.

7.0점
  1. 페니웨이™ 2008/10/10 10:33 답글수정삭제

    오랜만에 트랙백 보내보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만하면 괜찮다는 편입니다^^

    • w0rm9 2008/10/10 13:49 수정삭제

      트랙백 감사합니다^^;
      전 영화 보는 내내 액션이 좀 지루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느낌이 별로 좋지 못하네요. 그저 돈만 많이 썼단 느낌이랄까요.

  2. 영경 2008/10/11 22:57 답글수정삭제

    보는 내내 지루하진 않았어요. 문제는 그냥 그렇다는 것 정도 ㅎ
    스필버그의 반미 영화로 칭할만했어요.
    트랙백 날려봅니다.

  3. 아쉬타카 2008/10/19 01:04 답글수정삭제

    킬링타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데 동의요 ~
    기대는 하지 않았기에 나름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요 ^^;;

  4. bluenlive 2008/10/19 11:03 답글수정삭제

    7.0점마저 후해 보입니다.
    논리와 캐릭터가 모두 붕괴된 시끄러운 영화일 뿐으로 보이더군요. ㅡㅡ;;;

    심야로 마누라님과 함께 봤는데, '밤에 잠도 안 자고 이런 걸 봐야하냐'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5. [리뷰] 이글 아이 (Eagle Eye, 2008)

    Tracked from 스테판's Movie Story 2008/10/10 03:57

     영화 "이글 아이"는 거대한 음모에 빠진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쌍둥이 형이 죽은 후, 자신의 통장에 입금된 거액의 돈을 확인한 제리,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 폭발물질과 무기들이 가득 도착해있습니다. 그 때 걸려오는 전화 한 통화. '곧 FBI가 들이닥칠테니 피하라.' 경고를 무시한 제리는 FBI에 잡혀 심문을 받게 되고, 그때 그 전화속 목소리로 인해 탈출에 성공합니다. 아들을 연주회에 보내기 위해 홀로 기차를 태운 엄마, 레이..

  6. 이글 아이 - 포스트 9.11 시대의 하이테크 히치콕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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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1 사태 이후 헐리웃 오락 영화의 소재는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테러'에 대한 미국인의 공포와 또하나는 미국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 혹은 정당성이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왠만큼 영화를 본다 하는 리뷰어들의 글에는 각 영화와 9.11의 연관성을 이끌어 내는 문장이 들어가 있기가 일쑤고 실제 그 영화가 그렇게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상당수 헐리웃 영화들은 9.11 사태의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에 놓이게..

  7. 이글 아이 (Eagle Ey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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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기본정보 감독 : D.J. 카루소 출연 : 샤이아 라보프(제리 쇼 역), 미쉘 모나한(레이첼 홀로맨 역), 빌리 밥 숀튼(FBI 합동테러대책반 수석요원, 토마스 모건 역) 등 줄거리 평범한 청년 제리(샤이아 라보프)의 통장에 의문의 75만불이 입금 된다. 집에는 각종 무기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여러 개의 여권들이 배달되어있다. 그리고 걸려온 전화의 차가운 목소리는 "30초 후, FBI가 닥칠 테니, 도망갈 것"을 명령한다. 결국 테러리스트로 몰..

  8. 이글 아이 _ 시작이 좋았던 킬링 타임 무비

    Tracked from the Real Folk Blues 2008/10/19 01:03

    이글 아이 (Eagle Eye, 2008) 시작이 좋았던 킬링 타임 무비 사실 D.J.카루소 감독의 전작인 <디스터비아>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감독의 대한 기대감은 거의 없었고, 스필버그가 제작했다는 정보도 뭐 '제작'일 뿐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았고, 샤이아 라포프에 대한 기대는 어느 정도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스필버그가 정말 제대로 밀어주고 있는 이 젊은 배우가 아직까지 연기로서 무언가 큰 몰입감을 준 적은 없었다고 생각되는데,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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