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하면 떠오르는 것은? 이슬람 문화권과 아시안컵에서 6대2로 대패한 축구정도가 전부이다. 이런 무지 속에서 <페르세폴리스>는 이란 소녀의 시각에서 어렵지 않게 이란의 이야기를 자전적으로 풀어나간다. 전혀 다른 세상일 것만은 이란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페르세폴리스'란 원래 고대 이란(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의 수도를 뜻한다. 아마도 이란에 대한 자긍심에, 그 영광스런 역사에 빗대어 제목을 짓지 않았나 생각된다.

<페르세폴리스>는 언뜻 싸보인다. 싸보인단 의미는 요즘 시대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어쩌면 굉장한 자신감과 배짱인지도 모른다. 3D 애니메이션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흑백 애니메이션이라니. 하지만, 오히려 어려운 이란의 정치사와 시대적 배경들을 간결한 터치로, 만화적 상상력을 발휘해 더 쉽고, 유용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무기가 되었다.
이란의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인 197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의 시대적 상황에서 이란 소녀 마르잔이 성장해가는과정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 마르잔의 재기발랄이 주는 유쾌함은, 이란의 현실에 맞닿아 억압될 때마다 점점 씁쓸함으로다가온다. 당연한 것을 당연히, 자유롭게 누리지 못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에서 마르잔은 답답함을 느낀다. 차도르가 없으면 여성은밖에 나갈 수도 없고, 파티와 술은 금지되어 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아바와 마이클 잭슨의 노래조차 마음대로 듣지 못한다.마침, 이라크 침공이 발발하자, 마르잔은 오스트리아 빈으로 유학을 떠난다. 사랑하는 조국과 가족을 떠나 "자유에는 대가가 필요한법이니까."
하지만, 빈에서의 생활도 그리 녹록치 못하다. 인종에 대한 차별과 회의감, 향수병, 그리고 이별에. 결국 조국으로 돌아오고 만다. 이런 마르잔의 행보의 후미는 기대했던 것과 달리 마르잔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어쩌면 그녀가 현재 이란 여성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는지도 모른다. 동그란 얼굴의 마르잔이 길쭉한 얼굴로 변해가는 모습엔 그저 처연함이 묻어난다.
뒤돌아보면 우리의 현실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겨우 6개월 사이에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었다. 어쩌면 사트라피 감독이 보여주는 바가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흑과 백이 아닌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가 되었을 때, 비로소 <페르세폴리스>를 웃으면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
9.0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