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가 들린다>가 남학생의 시점에서 진행된다면, <귀를 기울이면>은 중3 시즈쿠를 통해 그 수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아직까지 운명적인 무언가를 기대하는 순수함으로 도서관 대출카드에 적힌 동일한 이름만으로도 설레여하고, 책 20권을 읽겠다는 목표나 노래 가사를 개사해 부르는 모습들은 또래 여학생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요즘은 안 그렇겠지만..)
특히, <바다가 들린다>와 다른 점은 불확실한 미래와 진로에 대한 진지하고, 현실적인 고민들을 공감있게 표현했다는 점이다. 꿈, 진로, 장래, 소질, 적성. 어느 것 하나 뚜렷하게 두드려지지 않은 채, 막연히 시간에 이끌리고 떠밀려 막연한 미래로 향하는 듯한 현실이, 마치 시간 낭비처럼 느껴지던 그 때. 자신이 좋아하는 그 사람은 저 만큼 앞서가서 자신의 눈과 손에서 멀어져만 가는 그런 느낌. 자신만 뒤쳐진 듯한 뭔가 모자란 듯한 그런 느낌. 뒤돌아 생각해보면, 어차피 다른 길은 가고 있을 뿐. 언젠가다시 한 지점에서 만날 것을, 그 시절엔 왜 그리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했는지. 낙오자가 되는 것 처럼.
누구나 사춘기 시절에 한번쯤 겪어 봤을 사랑의 열병과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바다가 들린다>보다 더 어른스런 느낌으로 다가온다. 무언보다 마음을 녹여주는 것은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가 너무나 절묘하다.
8.5점












